원정출산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선천적 이중국적 남성들의 복수국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18세 이전에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재외공관에 접수한 국적이탈 신고서 상당수가 거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출생한 뒤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 미국에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김모(17)군은 얼마전 LA 총영사관을 방문해 국적이탈 신고서를 신청했으나 법무부로부터 불허 통보를 받았다.

법무부는 김군의 부모가 미국에서 김군을 출생할 당시 시민권 및 영주권이 없었으며 김군이 출생 후 신청자와 부모 모두 대부분 한국에서 체류했다는 점으로 인해 국적이탈 부적격자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법무부는 김군을 원정출산에 의한 이중국적자로 판단해 국적이탈을 불허한 것이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있던 중 아들을 출산한 서모씨도 최근 자녀의 국적이탈 문제로 한국 법무부에 문의한 결과 자신의 아들은 국적이탈 신고 대상자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서씨는 “법무부에서는 아들의 출생시점을 기준으로 부모 모두 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로 자녀를 출생한 것과 이후에도 부모 모두 미국에 계속해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국적이탈 신고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출생에 의해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 한인 남성들 중 부모와 당사자 모두 계속해서 미국에 체류하지 않을 경우 원정 출산으로 분류돼 국적이탈 신고가 불허판정을 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 국적법 시행규칙 제10조 2에 따르면 ▲외국에서 출생한 남자로 이후 부 또는 모가 외국 영주권 또는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 ▲부 또는 모가 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신청한 상태에서 출생한 남자 ▲외국에서 출생한 남자로 출생 이후 부 또는 모가 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신청한·경우 ▲국적이탈 신고 전까지 부 또는 모가 외국에서 17년 이상 계속하여 거주한 사람의 경우에 한해 영주 목적으로 체류한 것으로 간주돼 국적이탈 신청자로 분류된다.

또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들 가운데 출생 직후 한국에서 장기간 체류할 경우 국적이탈 신청에 있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법무부는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원정출산에 의해 국적 이탈을 제한하고자 지난 2005년 개정된 국적법, 이른바 ‘홍준표법’으로 인해 외국에서 영주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아들을 출생한 경우 병역의무가 해소된 경우에만 국적이탈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외국에서 태어난 직후 한국으로 이주했더라도 모든 경우가 원정출산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탈신청은 법무부의 승인 사항으로 개별적 신청자들의 출입 국기록 등 모든 서류와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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