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류의 공세와 후발주자들의 강력한 추격에도,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대세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트럼프는 남은 경선 레이스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미니 수퍼 화요일’을 일주일 앞둔 8일 공화당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미시간과 미시시피주를 포함해 3승을 챙겼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이날 비중이 큰 미시간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기반인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일정 부분 허물며 값진 승리를 거둬 재추격의 여지를 마련했다.

트럼프의 이 날 승리에도 여전히 유권자들의 표심이 분산돼 있어 민주·공화 모두 경선 레이스가 장기전이 될 공산이 커졌다.

9일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가 총 4개 주 가운데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권한을 가진 대의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부 미시간(59명), 남부 미시시피(40명) 등 2개 주에서 완승했다.

트럼프는 가장 늦게 결과가 발표된 하와이(19명)주에서도 승자가 됐다. 하와이는 이날 경선 중 유일하게 코커스(당원대회) 방식으로 치러졌다.

반면 32%의 개표가 진행된 아이다호(32명)주에서는 트럼프를 바짝 추격해온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40.5%의 득표율을 올리며 30.1%에 그친 트럼프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지난 주말 캔사스, 메인주 등을 크루즈 의원에게 빼앗기며 독주에 제동이 걸렸던 트럼프는 이날 사실상의 승리로 오는 15일 ‘미니 수퍼 화요일’ 대결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니 수퍼 화요일’에는 플로리다, 오하이오주에서 승자가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진다.

현재로선 트럼프가 이들 2개 주에서 모두 승리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해 승부는 6월7일 마지막 경선까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크루즈 의원이 이날 다시 1승을 챙긴데 이어 케이식 주지사가 미시간주에서 2위를 차지함에 따라 ‘반 트럼프’ 전선 구축을 위한 나머지 후보 3명의 단일화가 그다지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다만, 루비오 의원은 이날 졸전에 더해 15일 대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주 경선마저 패한다면 중도하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흑인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83%의 득표율로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완승했다.

하지만, 147명의 대의원이 걸려 비중이 한층 컸던 미시간주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대략 2%포인트 차로 이겼다.

비록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판세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기운 상태이지만, 샌더스 의원은 이날 미시간주 승리를 바탕으로 15일 ‘미니 수퍼 화요일’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맞설 수 있는 발판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미시간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기반인 흑인들의 표를 상당부분 잠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의원은 선거자금도 풍부해 경선 레이스를 완주한다는 복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 의원은 지금까지의 경선에서 흑인표를 평균 16% 정도 얻는데 그쳤지만, 미시간주에서는 30%가량 얻었다”며 예상을 깬 샌더스 의원의 승리가 흑인표 잠식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클린턴 전 장관이 미시간주를 이겼더라면 15일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일리노이,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등 5개 주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이 하나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이 패배하면서 미주리와 오하이오, 일리노이주 등에서 샌더스 의원이 승부가 할 만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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