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아름다움을 하나로 묶은 트레킹 선물 세트

한반도의 동해와 남해를 가르는 분기점은 부산 앞바다의 오륙도다.

나란히 열 지어선 여섯 개의 높고 낮은 섬들이 밀물 때에는 다섯 개만 보인다고 하여 ‘오륙(5·6)’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곳 오륙도에서 동해바다를 따라 강원도 고성, 북한땅이 보이는 통일전망대까지 굽이쳐 이어진 길이 동해안 해파랑길이다.

‘해’라는 글자는 ‘뜨는 해’와 ‘바다 해(海)’를, ‘파’는 ‘파란 바다’ 또는 ‘파도’를, 그리고 ‘랑’에서는 ‘너랑 나랑’이나 ‘해랑 바다랑’을 떠올리게 만든 이름이다.

부산 이기대길로 시작해 갈맷길과 문텐로드, 울산의 십리대숲길과 솔마루길, 경주의 주상절리길, 포항 감사나눔길, 영덕의 유명한 블루로드 그리고 울진의 관동팔경길, 삼척 수로부인길과 강릉 바우길 그리고 고성 갈래길까지, 오래전부터 있었던 동해안의 좋은 길을 하나로 묶어 해파랑길이 되었다.

해파랑길은 <삼국유사>와 <관동별곡>, 영화와 드라마 등 역사·문화적으로 다양한 인문학적 스토리를 품고 있는 길이다.

전체 길의 3분의 2는 해안선과 어촌 마을을 지나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내륙으로 우회하며 우리 국토의 산과 들과 시골 속살을 샅샅이 밟게 된다. 바다만 바라보고 걷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는 기우가 된다.




울산 구간의 대왕암 바위를 지나 일산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초저녁 정경.
울산 구간의 대왕암 바위를 지나 일산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초저녁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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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를 위한 전지훈련 목적으로 별 기대 없이 2012년 5월에 완주했는데, ‘우리 땅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 계기가 되었다.

전지훈련 덕택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성공적으로 걷고 돌아온 이듬해 2013년에 한 번 더 걸었을 정도로 해파랑길은 감동의 길로 남아 있어, 세계 10대 트레일에 포함시켰다. 

우리나라의 3대 트레일이라면 425km의 제주올레길, 690km의 백두대간, 동해안의 770km 해파랑길 정도가 될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782km)과 거의 같은 거리인 해파랑길은, 통일이 되면 한반도 동북단의 함경북도 경흥군 서수라까지 2,000km, 아시아 최장 트레일이 될 것이다.




동해시 구간은 묵호등대와 추암 촛대바위와 함께 망상해수욕장이 유명하다.
동해시 구간은 묵호등대와 추암 촛대바위와 함께 망상해수욕장이 유명하다.



정동진 해변에서 바라보는 썬크루즈.
정동진 해변에서 바라보는 썬크루즈. 아라라트 산에 걸린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킨다.



해파랑길은 영남과 강원 지역 10개 구간에 걸쳐 50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단점이 있다면, 제주올레처럼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들이 해파랑길에는 드물다는 것이다.
한두 개씩 생겨나고는 있지만 하룻밤 3만~4만 원 하는 시골민박이나 모텔에 투숙해야 한다.
 2~3명의 일행이 있다면 숙박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50개 구간을 완주하는 데 한 달 정도 소요된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구간 종주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주일 또는 10일씩 나누어 서너 번에 종주하는 트레커들도 많다.
시간적으로 무리라면 하이라이트 코스만 골라 1박2일이나 2박3일씩 다녀오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KTX를 이용해 부산 구간 서너 코스를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청량리에서 무궁화호를 이용해 묵호항부터 정동진 구간을 즐기고 오는 1박 2일 여정도 알차다.
특히 이 구간은 심곡항에서 정동진까지 ‘부채길’이라는 해안길이 새로 개장되어 최근 무척 인기 있다.
자가운전을 한다면 영덕 블루로드나 강릉 바우길을 다녀오는 2박 3일 또는 3박 4일 여정도 추천할 만하다.

해파랑길은 5년간의 정비 과정을 거쳐 지난 2016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정식 개장했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 수많은 트레커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시기는 7~8월 한여름이나 12~1월 한겨울만 피하면 언제든 좋지만 여러 면에서 5~6월과 9~10월이 가장 적기이다.
제주올레 못지않게 길 안내 표지가 잘되어 있다.
일부 아스팔트 차도를 걷는 구간이 단점이며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영덕 블루로드 구간의 종착지인 고래불 해변.
영덕 블루로드 구간의 종착지인 고래불 해변.



동해안해파랑길 여행지도


Info


총거리
770km
최고 고도 400m
최저 고도 20m
소요 기간 30~35일
하루 평균 트레킹 거리 25km
길 찾기 이정표 많고 길 안내 잘되어 있음.
숙박 민박이나 모텔, 팬션 이용(1박 3만~5만원)
매력 포인트 동해안 지역 기존 유명한 길들이 모두 하나로 묶였음(총 50개 코스).
유의 사항 여름철 성수기나 한겨울은 피하는 게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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