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인프라 갖춘 세계 최고의 장거리 트레일

일반인들에게 세계 최고의 장거리 트레킹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이다.

이베리아반도의 스페인은 대영제국 이전엔 세계의 중심무대였다.

스페인 내륙을 걷는다는 건 유럽의 역사와 문화 그 속살을 한꺼풀 더 벗겨볼 수 있는 기회다.

프랑스의 국경마을 생장 피드포르(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 지역을 동에서 서로 횡단하는 길이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총 782km 거리를 30~40일가량 걸어야 하며, 해발 1,500m 내외의 산을 몇 개 넘지만 험한 산악지대는 거의 없다.

10~20km마다 시골 마을이나 소도시가 이어지기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도 별문제 없으며, 식음료 조달도 쉽다.

성당이나 수도원 등의 건물을 개조한 대규모 다인실 숙소가 많고 숙박비는 제주 올레의 게스트하우스들보다 저렴하다.

 적게는 5유로에서 많게는 15유로로 하룻밤 묵을 수 있다.

숙소를 일컫는 알베르게(albergue) 안에서 자신들이 사온 식자재로 음식을 조리해 먹는 경우도 많다.

혼자 가도 안전한 편이며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길동무가 될 수 있다. 길 안내와 숙박 등 장거리 트레일로서의 인프라가 아주 잘되어 있다.




사하군에서 만실라 구간의 가로수 길.
사하군에서 만실라 구간의 가로수 길.



스페인 첫 마을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소몰이 축제로 유명한 팜플로냐(Pamplona), 모두를 용서하고 자신도 용서받는 페르돈고개(Alto del Perdon)를 넘고 스페인의 영웅 ‘엘시드(El Cid)’의 고향 부르고스(Burgos)를 지난다.

광활한 밀밭의 황량한 아름다움에 젖어드는 메세타(Meseta)고원에서는 3~4일 이상을 지평선만 보며 걷기도 한다.
 해발 1,500m 산 위에 우뚝 서있는 철십자가(Cruz de Hierro)를 만나고, 대도시 레온(Leon)에서는 건축가 가우디와 나란히 벤치에 앉아보기도 한다.
마지막 길목인 포르토마르틴(Portomartin)과 곤자르(Gonar)까지 산티아고 순례길은 익히 알려진 대로 세계 최고의 장거리 트레일임에 틀림없다.

산티아고(Santiago)는 베드로·요한과 함께 예수의 측근 세 제자 중 한 사람인 ‘성(聖) 야고보’를 일컫는 이름이다.
영어로는 ‘St. James’, 스페인어는 ‘San Tiago’이다. 야고보는 예수 승천 후 에스파냐 땅으로 건너가 7년간 복음을 전파했지만 별 성과 없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이후 로마 헤롯왕에게 참수돼 열두 제자 중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




아스트로가 공립 알베르게 앞의 순례자 상.
아스트로가 공립 알베르게 앞의 순례자 상.



푸엔테 라 레이나를 지나 에스테야마을로 들어서는 길목.
푸엔테 라 레이나를 지나 에스테야마을로 들어서는 길목.



신봉자들이 야고보의 유해를 수습해 에스파냐로 건너가 어딘가에 묻었고 세간에는 잊혀졌다.
700여 년 세월이 흐른 후 누군가의 꿈속 계시가 있어 어느 벌판에서 야고보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무덤 자리는 성지가 되어 대성당이 지어졌고 주변은 도시가 되었다.

스페인 북서쪽 갈리시아 지방의 ‘별(스테야 stella)’이 반짝이던 ‘벌판(캄포 campo)’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테야(Santiago de Compostella)’ 또는 약칭 ‘산티아고’라는 지명으로 오늘날까지 1,000년간 종교적 성지로 남아 있다.

유럽 각지에서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가는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많지만 일반적으로 4개 루트가 가장 유명하다.
프랑스 국경 생장 피드포르에서 출발하는 ‘프랑스 길(Camino Frances)’, 스페인 남부 세비아에서 출발하는 ‘은의 길(Via de la Plata)’, 이베리아반도 북쪽 해안을 따라가는 ‘북쪽길(Camino del Norte)’, 그리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작하는 ‘포르투갈 길(Camino Portuguese)’이다.

1987년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피레네산맥을 넘는 ‘프랑스길’을 걸어 ‘순례자’를 출간하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교 목적 외에 일반인들의 자기 성찰 길로 세계적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네 개의 길 중 ‘프랑스 길’이 대표 순례길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산티아고까지 총 782km 순례길을 걸어 끝마친 이들은, 로마시대 때 ‘세상(terre)의 끝(finis)’이라고 알려졌던 피니스테레(Finisterre)까지 이동한다.
그곳 절벽에서 대서양 일몰을 마주하고, 한 달간 신고 걸었던 신발을 불에 태우며 자신을 새롭게 하기도 한다. 




로그로뇨와 나바레테 구간에 펼쳐진 들길.
로그로뇨와 나바레테 구간에 펼쳐진 들길.






Info

총거리
782km
최고 고도 1,400m
최저 고도 200m
소요 기간 30~35일
하루 평균 트레킹 거리 27km
길 찾기 이정표 많고 길 안내가 아주 잘 되어 있음.
숙박 저렴한 알베르게가 마을마다 있음. 예약 없이도 숙소 잡기 쉬움.
매력 포인트 1,000년 동안 다져진 길로 중세 유럽의 정취를 맛볼 수 있음.
유의 사항 5~6월과 9~10월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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