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재 꼬부랑길 일원에서 걷기대회 열려…“둘레길은 역시 최고 전망로”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속리산둘레길에서 늦가을 들녘의 정취를 한껏 만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속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는 최고의 명소 중 하나인 속리산둘레길의 말티재 꼬부랑길구간에서 속리산둘레길걷기행사가 지난해 113일 열렸다.

꼬부랑길은 말티재에서 시작해 594.9m봉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약 10km의 임도라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길이다. 충북 보은군에 속하는 속리산둘레길 60km 구간 중 순환구간으로, 지난 2016년 완공됐다.

사단법인 속리산둘레길(이사장 박연수)과 보은군산림조합(조합장 박호남)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정상혁 보은군수, 김은선 보은군의회 의장 등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을 포함해 400여 명이 참여했다.

정 군수는 환영사에서 속리산 법주사가 창건 후 1465년이 흐른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속세와 내세가 공존하는 속리산을 걸으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연수 이사도 화려하게 물들기까지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을 견딘 단풍이 우리의 삶을 꼭 닮았다우리의 산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고 축사를 했다.



꼬부랑길 초입에서 돌아본 말티재. 넓은 주차장이 구비돼 있다.
꼬부랑길 초입에서 돌아본 말티재. 넓은 주차장이 구비돼 있다.



백두대간속리산관문, 말티재

트레킹 시작기점은 한남금북정맥이 지나는 말티재다.

말티재 정상부에는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축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 준공된 백두대간속리산관문이 들어서 있다.

1층은 자동차가 지나는 터널이며, 2층에는 주말무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하는 카페와 생태교육장이 있으며, 3층은 백두대간 생태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건물이다.


산성의 관문 같은 외형으로 인해 주변 환경과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국도 37호선이 고갯마루를 관통해 열두 굽이로 나면서 93년 동안 끊겼던 생태축이 연결됐다는 가치도 있다.


신라 제24대 진흥왕 14(553)에 법주사가 창건된 이래 1465년 동안 부처님의 자비를 깨우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곳 말티재를 넘어 법주사로 향했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은 이 고갯길에 얇은 돌을 깔았고, 홍건적의 침입으로 경북 안동까지 피란을 갔다가 환궁하던 공민왕도 이 고개를 넘어 법주사에서 나라의 융성을 기원했습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보은이라는 지명을 하사한 3대 태종도 지나갔죠. 물론, 보은과 가장 인연이 깊은 임금은 세조입니다.”


어린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스승 신미대사를 만나려고 속리산에 행차했다.

지금도 속리산 곳곳에는 세조와 얽힌 지명들이 남아 있다. 보은군 장안면 장재리에 있는 대궐터는 세조가 속리산으로 가던 중 하루 묵었던 곳이다.

말티재도 가마를 타고 넘어가기에는 워낙 험하고 구불거리는 길이라 세조가 가마에서 내려 말을 타고 넘었다고 해 유래한 지명이다.

또한, 세조가 탄 가마가 지나가자 가지를 스스로 올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벼슬을 받은 나무인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도 남아 있다.



4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걷기대회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4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걷기대회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꼬부랑길은 최근 걷기길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꼬부랑길은 최근 걷기길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참가자들은 준비운동을 마친 후 행사 안내요원을 따라 말티재주차장 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린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데 어울려 걸었다.

애완견 닥스훈트와 함께 걷는 가족도 있었다. 특히, 몇몇 트레일 러닝 동호인도 참여한 것이 눈에 띄었다.


꼬부랑길은 걷기도 좋지만 뛰기도 좋은 길이라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2017년부터 꼬부랑길에서 속리산 마라톤대회를 자주 열고 있는데 인기가 아주 좋아요.

2018년 보은대추축제와 연계한 속리산 단풍 마라톤대회에는 2,200여 명이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 지난 8월에는 400여 명이 참가해 이봉주 선수와 마라톤 강국 케냐 선수와 함께하는 마라톤 대회도 열렸었습니다.”




한 참가자가 목탁봉에 설치된 목탁을 두드리고 있다.
한 참가자가 목탁봉에 설치된 목탁을 두드리고 있다.


굽이치는 속리산 주능선 한눈에 보여

이처럼 꼬부랑길은 트레일 러닝이 가능할 만큼 경사의 변화가 없는 임도길이다.

걷는 맛은 다소 심심하지만, 보는 맛이 탁월하다.

15분쯤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뒤를 돌아보면 말티재로 떨어지는 울긋불긋 물든 한남금북정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머리 위를 덮어 주는 울창한 숲길은 아니지만 은은한 솔향이 길 위에 감돌고 있어 충분히 힐링이 된다.


2km 지점에 위치한 목탁봉까지 오르는 길 양 옆에 백팔번뇌의 글귀가 하나씩 새겨진 돌들이 놓여 있다.

한 행사 관계자는 전체 굽이가 109굽이인 꼬부랑길에 속리산의 불교적 색채에 착안해 만든 것이라며 걷는 이에게 사색의 방향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현재는 백팔번뇌 중 10여 개만 설치돼 있다.



참가자들이 속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걷고 있다.
참가자들이 속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걷고 있다.


10여 개의 번뇌를 헤아리며 걷다 보면 목탁봉이다.


산 아래 상판리에서 바라보면 둥근 봉우리 모양이 목탁을 닮아 목탁봉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목탁봉에는 실제 목탁이 걸려 있어, 합장한 후 목탁을 두드리는 등산객들이 줄을 이었다. 이곳에는 화장실과 정자도 설치돼 있다.


특히, 목탁봉에서부터 펼쳐지기 시작하는 속리산 주능선의 전망이 일품이다.

발 아래 옹기종기 붙은 갈목리마을 너머 한남금북정맥을 이루는 속리산 주능선이 힘차게 굽이치며 북쪽으로 이어진다.

보은군청 관계자는 특정 위치에 전망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걷는 내내 전망이 뛰어나 전망로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전했다. 단풍으로 물든 가지능선 너머 속리산 능선의 암릉의 조화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조망을 누리기 위해 말티재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책을 겸해 목탁봉까지만 왔다가 돌아가는 지역 주민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산허리를 돌아 북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면 천황봉에서 한남금북정맥으로 분기하는 백두대간까지 아스라하다.

관음봉부터 문수봉,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을 어림짐작하며 골산의 자태를 감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주최 측에서 나눠준 떡과 대추를 먹으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목탁봉을 지나면 점차 산허리를 따라 서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속리산을 등에 지고 오른쪽에 속리천과 573.4m봉을 둔 채 걷는다. 길은 골짜기와 능선을 번갈아가며 굽이쳐 흘러간다.

속리산 주능선의 파노라마를 즐긴 후 꼬부랑길 후반부의 길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

꼬부랑길 6km지점에 중판리 방면, 7.5km 지점에 장재리 방면 탈출로가 있으나 교통의 불편을 감안해야 한다



속리산 주능선의 파노라마.
속리산 주능선의 파노라마.


 장재저수지 너머 보은군 조망도 시원해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다시금 한남금북정맥을 만난다.

여기서부터 장재리 방면의 조망이 열린다.

내려다보면 햇빛을 받아 호면이 반짝거리는 장재저수지가 넘실거리고, 그너머 보은군 일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장재저수지 북쪽으로 저승골을 껴안고 있는 588m 봉 능선 위에 빽빽한 삼나무 숲도 일품이다.


한남금북정맥을 지난 후 말티재까지 2km가량의 길은 폭이 좁아지며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다.

 서쪽의 그늘진 골짜기를 지나기 때문에 묵직한 흙내음과 솔향을 즐길 수 있다.

잠시 내리막을 걸으면 출발지였던 말티재 관문주차장이다. 10km, 3시간 정도 걸린다



속리산둘레길 구간
속리산둘레길 구간


 속리산둘레길 가이드(지역번호 043)

속리산둘레길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문경시와 상주시를 연결하는 속리산 권역의 둘레길로 총거리 약 200km의 중장거리 트레킹코스다. 산림청 지정 전국 5개 명산 둘레길 중 하나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공존하는 속리산 일대를 돌아볼 수 있는 길로 평가받는다.

전체 200km 중 현재 보은군만 구병산 옛길, 말티재 넘는 길, 달천 들녘길, 금단산 신선길의 총 4개 구간과 꼬부랑길 순환로까지 순환구간 60km를 개장하고 적극 운영 중이다. 괴산군 70km 구간은 대부분 공사를 마쳤으며, 상주시는 2019년 착공할 예정이다.


보은길 1구간 구병산 옛길은 구병산의 아홉 봉우리를 바라보며 선조들의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정겹고 소박한 길이다.

2구간 말티재 넘는 길은 인내천 사상의 철학이 싹튼 동학운동의 중심지 장안마을부터 세조의 발자취를 따라 말티재를 넘어가는 길이다.

3구간 달천 들녘길은 속리산에서 구병산까지 이어지는 충북알프스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시골 풍경이 아름다운 길이다.

4구간 금단산 신선길은 괴산군 신월리 월송정교까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탄생 설화가 깃든 길로, 금단산 고갯마루를 넘는다.

문의 상판안내센터 542-7330. 장안안내소 542-3330.

보은군청관광안내 tourboeu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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