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기정에서 날아오른 새와 차귀도 일몰.
생이기정에서 날아오른 새와 차귀도 일몰.

제주올레 12코스는 들, 오름, 바다를 오르내리며 제주 서부의 비경을 감상하는 올레다.

 7코스처럼 인기 코스는 아니지만, 중산간 지대의 평화로움과 포구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종착점 직전의 당산봉과 생이기정에서 감상하는 차귀도 일몰은 일품이고, 이어지는 달맞이는 잊지 못할 감동을 전해준다.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을 출발하면 올레길은 무릉2리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본다.

고요한 중산간 마을은 무릉도원처럼 아늑하다. 평지교회를 지나 마을을 벗어나면 아담한 습지인 도원연못에 이른다.

연못의 둑길은 호젓하고 정자에서 한숨 돌리며 날아드는 새들을 바라보는 맛이 평화롭다.

연못을 벗어나면 녹남봉을 바라보며 마늘밭 사이 돌담길을 걷는다. 녹남봉 입구에서 정상까지 15분쯤 걸린다.

정상에 서면 아담한 분화구가 펼쳐지고 그 안에서는 주민들이 밭을 일군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소나무 사이로 가야 할 수월봉이 아스라하다.


녹남봉을 내려오면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에 들어선 산경도예를 만난다.

건물 앞에 도자기로 만든 주전자와 망태버섯 등이 앙증맞다.

산경도예를 나오면 토지가 비옥하기로 유명한 신도2리 마을을 가로지른다.

제주에는 ‘일강정, 이도원, 삼번내’라는 말이 있다.

제주에서 토양이 비옥하기로 소문난 세 곳으로 일강정은 강정동, 이도원은 신도리, 삼번내는 화순리를 말한다.



자구내포구와 용수포구 일대에서는 오징어를 널어 말린다.
자구내포구와 용수포구 일대에서는 오징어를 널어 말린다.


신도리 바닷가에서 잠수하는 해녀들.
신도리 바닷가에서 잠수하는 해녀들.


마늘밭 돌담을 이리저리 돌아나가면 도원횟집 앞에서 바다를 만난다.

이곳 바닷가 거친 현무암 지대에 낸 길을 ‘신도바당올레’라고 부른다.

현무암 지대에 연못처럼 물이 고인 도구리알, 방사탑 등이 이어져 지루하지 않다.

 ‘신도바당올레’가 끝나는 지점이 신도포구다.


여기서 올레길은 바다를 벗어나 내륙으로 방향을 튼다.

수월봉을 바라보며 계속 바닷가를 따를 것 같아 주의가 필요하다.

밭길을 가로질러 만나는 한장동 마을회관에서 좀더 오르면 수월봉 정상에 올라선다.

제주 서쪽의 끝 지점인 수월봉에 서면 한라산이 어느 먼 나라처럼 아득하고, 짙푸른 바다에는 차귀도 여러 섬이 보석처럼 빛난다.


수월봉은 높이 78m의 오름으로 예로부터 영산으로 알려졌다.

오름 기슭의 해안단구는 선사시대 유적이고, 2000년 11월에는 오름 중턱에서 1757년(영조 33) 제주 목사 남지훈이 세운 조선영산비가 발견되고, 같은 해에 이를 복원해 정상에 수월봉영산비를 세웠다.

이름 유래는 오름 기슭에 노꼬물이라는 샘이 있어 노꼬물오름, 벼랑에서 물이 떨어져 내리므로 물놀이오름, 오름의 모양이 물 위에 뜬 달과 같다 하여 수월봉 등으로 불린다.


수월봉 아래의 화산 퇴석 구조. 수월봉은 화산학의 교과서라 불린다.
수월봉 아래의 화산 퇴석 구조. 수월봉은 화산학의 교과서라 불린다.


수월봉을 내려오면, 수월봉 아래의 화산 퇴적구조를 감상할 수 있는 ‘엉알길’이 이어진다.

엉알은 ‘큰바위의 낭떠러지 아래’라는 뜻이다.

수월봉 아래 절벽은 시루떡을 켜켜이 쌓은 것 같은 화산쇄설암 퇴적구조를 잘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자구내포구까지의 해안길은 휠체어 구간으로 올레 덕분에 세상에 드러난 멋진 길이다.


용운천과 수월봉 전설에 나오는 ‘녹고의 눈물 샘’을 지나면 차귀도가 가까운 자구내포구로 들어선다.

자구내포구는 당산봉을 등지면서 차귀도가 코앞인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이곳 앞바다에서 잡은 한치와 오징어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포구 옆에는 1930년에 세워진 작은 도댓불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차귀도는 죽도, 지실이섬, 와도의 세 섬과 작은 부속섬을 거느리고 있다.

섬은 깎아지른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며 제주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자구내포구를 나와 계속 도로를 500m쯤 따르면 ‘섬풍경 펜션’이 나오는데, 이곳이 당산봉 입구다.

완만한 오르막을 10여 분 오르면 곧 당산봉 정상에 서고 시야가 널리 열린다.

정상에서 ‘생이기정’까지 이어진 길이 12코스의 절정이다.

생이기정은 차귀도 일대의 눈부신 바다를 바라보며 해안절벽 위를 걷는 멋진 길이다.

바다는 물론 한라산과 중산간 일대 조망도 일품이다.

특히 가을철에는 수북한 억새가 키를 넘기고, 하늘거리는 억새 사이로 노을이 지는 모습이 일품이다.

생이기정에서 종착점 용수포구를 앞두고 몇 개의 벤치가 있다.

이곳에 앉아 선명한 달과 여명,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지는 모습은 12코스의 마지막 선물이다. 



제주올레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개념도
제주올레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개념도



코스 가이드 12코스 무릉용수 올레는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도원연못(4.2km)~녹남봉(5.6km)~신도포구(9.3km)~수월봉(12.8km)~자구내포구(14.8km)~생이기정(16.2km)~용수포구(17.4km)로 이어지며 6시간쯤 걸린다.

코스를 줄이고 싶으면 수월봉에서 시작하면 좋다. 일몰과 달맞이는 당산봉이나 생이기정이 좋다.


교통 출발점 무릉2리 제주 자연생태문화체험골은 제주 시외터미널에서 모슬포행(평화로 경유) 버스를 타고 모슬포에 내린다.

여기서 신창-모슬포 순환버스로 갈아타고 무릉2리에서 하차한다.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회선 일주버스를 타고 모슬포에 내려 신창-모슬포 버스로 갈아탄다.

종착점인 용수포구에서 13코스 방향으로 15분쯤 걸으면 일주도로를 만난다.

이곳이 충혼묘지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가는 일주버스를 이용한다.


숙박(지역번호 064) 신도리의 고인옥 할망집(792-1542)은 할망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숙소다.

자구내포구의 차귀도 펜션(772-5545)은 시설 깔끔한 숙소로 가볍게 산책하면서 당산봉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용수포구의 용수노을이 아름다운 펜션(772-5587)은 숙소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멋지다.


도원횟집(773-0880)은 녹남봉을 내려와 바다를 만나는 신도2리에 위치해 점심 먹기에 좋은 곳이다.

올레꾼보다 토박이들이 더 많지만 점점 입소문을 타고 올레꾼도 많이 찾는다.

활어는 전부 자연산만을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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