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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에게 아직은 낯선 여행지인 뉴 칼레도니아.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풍경을 먼저 떠올리셨나요?

에메랄드빛 바다와 은빛 백사장,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연인의 뒷모습? 아니면 ‘칼레도니아’라는 단어의 거센 어감에서 느껴지는 자연 속 야생과의 한판 승부?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맞습니다.

호주 동쪽, 뉴질랜드 북쪽에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뉴 칼레도니아는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 종일 바다만 바라봐도 좋은 근사한 휴양지입니다.

국토의 60%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태곳적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체험지이기도 합니다. 그러하니 이도 저도 아닌 여행이 되지 않으려면 떠나기 전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휴식인가요, 모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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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니스' 항구도시 누메아

뉴 칼레도니아의 항구도시 누메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 여행 책자를 펴들고 이 생소한 나라에 대해 잠시 공부했다. 1774년 스코틀랜드 출신 제임스 쿡 선장이 발견해 자신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옛 이름을 따 '뉴 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였단다.

이후 프랑스 식민지가 되면서 파리코뮌 때는 정치범의 유배지였다. 현재 프랑스령.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의 축복받은 나라. 한국의 3분의 1 정도 되는 크기에 인구는 겨우 25만 명. 이 지역 원주민인 멜라네시아계가 44.1% 유럽인들이 34.2% 그 외 아시아계 등이 21.7% 살고 있다.

프랑스의 남부도시 니스를 연상시키는 작은 항구도시 누메아에는 그다지 큰 볼거리가 없다. 하지만 가이드북을 들고 하루 종일 발품을 파는 관광이 아니라 현지인처럼 즐기는 여유 있는 일정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그만이다. 해변이고 시내고 붐비는 곳은 없다. 해변을 따라 길게 조성된 산책로에는 낮이건 밤이건 짧은 반바지를 입고 걷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윈드서핑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호텔 인근 바닷가로 몰려든다. 시내를 둘러보고 싶다면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운행하는 코끼리 열차를 타 보자.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데 가격은 1200퍼시픽 프랑(XPF)이다.

누메아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은 치바우 문화센터다. 서양인들이 이곳을 발견하기 전 섬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카낙'이라 불렀는데 이 곳에 서는 조각 회화 공예 등을 통해 카낙의 전통과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 등을 설계한 이탈리아 출신 유명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no)의 작품이라니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필수 코스다. 입장료는 500XPF.

◇소설의 배경 '일데팽'

신혼여행을 온 부부 혹은 '바다 보며 쉰다'가 유일한 목적인 사람이라면 누메아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나머지는 섬에서의 일정으로 짜는 게 좋겠다. 누메아가 있는 본섬 그랑테르(Grande Terre) 동쪽에 로열티 군도라 불리는 리푸섬(Lifou) 마레섬(Mare) 우베아섬(Ouvea)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 작가 모리무라 가쓰라의 소설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의 배경이 된 일데팽(Ile despins)은 본섬의 동남쪽이다. 일본인들의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일데팽에는 르 메르디앙 호텔을 비롯해 여러 개의 대형 리조트가 있다.

에메랄드 사파이어 흑진주 빛이 함께 녹아든 환상적인 색채의 바다와 밀가루처럼 희고 고운 모래가 있다. 이 지역의 전통 카누인 피로그에서 둘러본 섬 주변 풍경은 최고의 장관으로 꼽힌다.

일데팽보다 덜 발달된 섬인 리푸에는 리조트급 호텔이 딱 3개뿐이다. 샤토브리옹 해변을 따라 늘어선 호텔 드레우 빌리지의 풍경은 꿈에 그리던 휴식 그 자체다. 아담하고 깔끔한 방갈로 바로 앞에 펼쳐진 그림 같은 바다 윈드서핑을 배우는 원주민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런 곳에서 딱 3일만 늘어져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기가 힘들 정도다. 바다의 푸른빛에 질릴 때쯤이면 섬을 한 바퀴 돌아보자. 원주민들의 전통 가옥을 방문해 잔치 음식인 '분야'를 맛볼 수 있는 관광코스가 있다. 직접 재배한 바닐라로 만들었다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맛은 이때까지 먹어온 수많은 아이스크림 중 최고다.

◇쥐라기 공원의 무대 원시생태의 보고

해변에서의 게으른 휴식 말고 산과 계곡에서의 거친 휴식을 즐기고 원한다면 쥐라기시대의 나무들이 아직도 자라고 있다는 블루리버 파크를 놓치면 안 된다. 누메아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이곳은 공원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크고 방대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아로카이아 나무 수백 년이 넘는 나이의 카오리 나무 등 남태평양의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원시식물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카누를 타고 블루 리버를 돌아볼 수도 있다. 1년에 알을 하나씩만 낳아 현재 전 세계에 450마리밖에 살지 않는다는 날지 못하는 새 카구(Kagou)도 만났다. 가이드가 휘파람을 불면 흰 색의 카구들이 숲 속 여기저기에서 드라마틱하게 등장한다.

뉴 칼레도니아의 대표적인 산인 코기산(Koghi)은 해발 3481피트로 정상에서 뉴 칼레도니아의 석호를 내려다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50피트 높이의 큰 나무 위에 지어진 통나무집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하루쯤 묵어가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듯.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나무 위에 줄을 매달아 타잔 놀이를 즐기는 산악 어드벤처도 시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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