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이 최고의 전략 병기가 될 수 있는 이유 중에는 뛰어난 기동력도 포함됩니다. '배가 빨라봤자 얼마나 빠르겠냐?'고 반문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전투 지역 근처에 새로 비행장을 만드는 것보다 항공모함을 이동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생각보다 전술기의 작전 반경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인데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하여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항공모함을 보유한 모든 나라가 전략 병기로 운용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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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모함의 최대 장점은 전략 기동 능력입니다 ]

한 때 항공모함을 동원하여 당시까지는 전혀 상상도 못한 진주만 기습을 성공시켜 그 놀라운 전략적 가치를 입증시켰던 일본도 있었지만 현재 전략 무기로써 항공모함을 유지하는 국가는 지구상에 미국 하나밖에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러시아를 비롯한 기타 여러 나라들도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의 항공모함은 극히 제한적인 작전에만 사용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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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항모 쿠즈네쵸프에 탑재된 Su-33 함재기는
좋은 전투기임에도 항모 탑재를 위해 일부 성능이 제한되었습니다 ]

항공모함이 미국처럼 전략 플랫폼이냐 아니면 기타 국가들처럼 제한적 상황에만 투입할 수 있냐를 결정 짖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굳이 하나만 들자면 대지 공격 능력을 가지고 있느가의 여부입니다. 해군이 제해권을 확보하였더라도 전쟁에서 반드시 굴복시킬 상대의 거점은 육지에 있습니다. 즉, 내륙에 위치한 최종 목표에 대한 항공모함의 단독적인 공격 능력이 충분하여야 이를 전략 병기로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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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항공모함 탑재 된 주력 대지 공격기인 F/A-18 ]

물론 Su-33을 탑재한 러시아의 쿠즈네초프, 라팔을 탑재한 프랑스의 핵추진 항공모함 드골은 물론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처럼 해리어를 탑재한 경 항공모함들도 대지 공격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미국과 달리 이들 국가의 항공모함들은 전략적 플랫폼으로써 보기 힘든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탑재한 항공단의 능력 차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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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공격용 무장을 장착한 해리어 하지만 제한적 작전에만 투입됩니다 ]

사실 러시아, 프랑스 등도 함재기를 제작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항공모함에 탑재된 함재기의 90퍼센트 이상은 미국제라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미국은 다른 나라 항공모함 항공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러 목적에 투입 가능한 다양한 함재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흔히 미 해군 항공대의 전투력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상대라면 미 공군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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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모함 드골에 탑재된 라팔, 슈페르 에땅다르, E-2C의 집단 비행
이처럼 스트라이크 패키지 구성은 가능하지만 미국에 비하면 비교불가입니다 ]

미국의 항모에는 제공기, 공격기 같은 작전기외에도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대잠전기, 공중급유기, 수송기처럼 각양각색의 임무를 수행하는 다양한 함재기들이 함께 탑재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스트라이크 패키지(Strike Package)를 조합하여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전략목표물을 단독적으로 타격하는 작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바로 이점이 미국 외 여타 국가와의 항공모함과 가장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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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으로 종심 타격이 가능한 미 해군의 스트라이크 패키지 ]

현존하는 미국 외 국가들의 항공모함은 해안 근처 지상 목표물에 대한 제한적인 작전만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주먹이라 할 수 있는 전술기들의 작전 반경이 작은데다가 미국의 비행단처럼 원거리를 날아가 종심을 타격할 수 있는 완벽한 스트라이크 패키지를 구성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미국의 항공모함은 목표 인근에 기지를 확보하여야 작전이 가능한 공군보다 배치에 유연성이 좋으므로 전략 병기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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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무이하게 항공모함을 전략병기로 운용하는 미국
언제까지 저런 포스를 유지할지 궁금해집니다 ]

1980년대 이전 영국이나 현재의 프랑스가 작지만 미국과 유사한 형태의 항공모함 비행단을 운용하였던 적이 있거나 현재 운용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미국만이 거대한 슈퍼캐리어를 밑천삼아 유일무이하게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항공모함이라도 다 같은 항공모함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경제 상황으로 말미암아 많이 위축되었지만 그래도 항공모함을 마구(?) 사용할 수 있는 국력이 뒷받침되는 미국이 얄미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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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개조 중인 구 소련의 항공모함 바르야그

건조 된지 오래되어 실험용 항모로만 사용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근 G2의 위치에 오른 중국이 항공모함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고 그런 시도가 한반도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때 미국의 해상 패권에 야심차게 도전한 소련도 제풀에 주저안았던 것처럼 중국이 추후 보유할 항공모함이 미국과 같은 전략무기로써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사실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오랜 기간 축적 된 하드웨어와 노하우는 하루 아침에 짝퉁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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