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베테랑스 데이'를 앞둔 지난 7일, 애틀랜타 디캡 피치트리 공항에 자가용 비행기 한대가 착륙했다. 활주로에는 빳빳하게 다린 제복을 입은 군인, 경찰, 소방대원 등 30여명이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기 문이 열리고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자 군인들은 거수경례를 했고, 다른 이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날 주인공은 한국전의 영웅 로날드 로서(84) 예비역 상병. 한국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고 '의회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주인공이다. '명예훈장'은 영웅적 행위를 보인 미군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훈장으로, 의회 이름으로 주어지고 대통령이 수여한다. 한국전에서는 생존자 38명, 전사자 95명이 이 훈장을 받았다. 로서 상병은 지금까지 살아있는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 11명중 1명이다.

17남매의 맏아들인 그는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해 병역을 마쳤다. 그러나 한국전에 참전한 동생이 중공군의 총에 맞아 전사하자, 1952년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한국에서 그는 최전방에서 포병 화력을 유도하는 전방 관측병 임무를 맡았다. 미 국방부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그는 중공군과의 고지전에서 기관총 1자루와 수류한 1개만을 들고, 무수한 총알세례를 뚫고 홀로 전진해 고지를 탈환했다. 뿐만 아니라 총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동료 군인들을 부축해, 무사히 하산했다.

이날 환영식은 미국 젊은이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발족한 '전국 애국심 재단'이 주최했고, 조지아주 최초의 파일럿 출신인 벤 엡스가 설립한 '엡스 항공사'가 후원했다. 아버지 벤 엡스의 뒤를 이어 회사를 운영중인 팻 엡스 사장은 로서 씨를 초청하기 위해 오하이오 주로 직접 자가용 비행기를 띄우는 최고의 예우를 보였다.

로서 씨는 80대 노인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당당했다. 3시간에 걸쳐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자신의 책에 사인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국가를 위한 헌신에 감사한다"면서 존경을 표했다. 한 중년 남성이 브랜디 한잔을 건네고 거수경례를 하자, 로서 상병도 불편한 몸을 곧게 일으켜 경례로 답했다.

그는 시종일관 60년전 한국으로 돌아간 듯 결의에 차 있었다. 그는 "만약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벌어지면 내일이라도 당장 총대를 맬 것"이라고 망설임없이 답했다.

로서 씨는 오늘(9일) 오전 11시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한다. 이번 퍼레이드는 피치트리 스트릿과 이반 앨런 불러버드의 교차지점에서 시작된다. 재향군인회 측은 방문객들을 위해 무료로 교통편을 제공한다. 참석을 원하는 한인들은 오전 9시까지 도라빌 마르타 역으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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