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는 대부분이 목마른 대지를 적셔 주어 우리에게 매우 고마운 존재이다.

그런데 가끔 너무 오랫동안 비가 내리거나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 그 비의 존재는 우리에게 저주스러워지기도 한다.

이렇듯 비가 심하게 많이 오거나 오래 내려서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진흙 사태’ (Mudflow) 그리고 ‘산사태’ (Landslide 혹은 Mudslide)이다. ‘진흙 사태’ 혹은 ‘산사태’로 해마다 미국에서 약 2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한다.


지난달 사나흘 간 줄기차게 내린 비로 ‘김홍수’ 씨는 큰 사고를 당했다.

주택이 산을 등지고 있어서 평소에는 그런대로 좋다고 생각하고 지냈는데, 뒷마당(back yard)이 비좁게 되어 있고 그 뒤에 바로 가파른 벼랑으로 되어있는 것이 큰 탈이었다.

비가 오래 내리니까 땅이 물러져서 가파르게 위치하고 있던 벼랑 일부분이 떨어져 미끄러지며 집을 덮쳐 버린 것이다.

사고 후 응급조치를 취하고 보니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집이 부서진 정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급히 보험회사에 연락하니 “죄송하지만, 선생님의 주택보험은 산사태를 커버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답변이 돌아온다.

집이 자연재해에 의해 부서졌는데 주택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다니, 이건 도대체 무슨 영문일까?


그렇다.

대체로 기본적인 주택보험은 보험 증서에 ‘산사태’에 의한 사고를 보상하여 주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산사태가 날 우려가 있는 주택은 보험에 가입할 때 특별히 그에 해당하는 항목(Earth Movement)을 추가하여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물론, 추가 보험료를 내고서 말이다.

만일 기존 주택보험에 그런 사항이 없다면 별도로 가입해야 ‘산사태’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다.

기본의 보험에 추가하든지 아니면 별도의 보험을 가입하든 간에 ‘산사태’는 지진의 일종으로 취급된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

 ‘홍수보험’도 본인에게 필요하면 별도로 가입해야 하는 점에서는 비슷한 맥락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서두에 말한 ‘진흙 사태’ (Mudflow)는 ‘산사태’와 전혀 다르게 취급됨을 명심해야 한다.

‘진흙 사태’는 일반 주택 보험의 Earth Movement 항목으로 커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진보험’으로도 커버되지 않는다.

‘진흙 사태’란 진흙이 물과 섞여서 ‘진흙잡탕물’이 되어 시냇물처럼 휩쓸고 내려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진흙 사태’는 ‘홍수’로 취급되는 것이다. 만일 홍수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홍수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지만, 홍수보험이 별도로 없다면 전혀 보상받을 길이 없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보험료를 버리는 돈으로 생각하고 될 수 있으면 보험료를 적게 낼 생각만 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은 뺄 궁리를 하게 된다.

이것은 현명한 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현명한 보험 가입자는 불필요한 사항을 뺄 궁리를 하는 대신, 필요한 항목이 들어 있는지 없는지를 꼭 확인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추가 항목에 가입해야 하는지를 꼭 점검한다.

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필요한 사항을 꼭 짚어 보고 다른 사람에겐 필요 없어도 나에게는 특수하게 필요한 사항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고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홍수 보험이 문제이다.

집이 홍수 지역에 위치해 있지 않아도 홍수보험에 굳이 가입해야 하는가가 문제이다.

전혀 홍수에 노출될 가능성이 없는 집은 홍수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지만, 알쏭달쏭할 때는 홍수 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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